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부천시 상동 지하철역에는 과거가 있다

십년전.. 이십년전에는 내가 서 있는 이 곳이 어떤 모습이었을까?

오늘 상동역을 지나는데 백년전의 미래라는 주제로 부천의 과거 모습을 담은 사진전을 하고 있었다. 집에 가려던 발걸음을 멈추고 잠시 둘러보았는데 내가 존재하지 않았던 옛 시절의 모습들이 나를 생각에 잠기게 만들었다. 오늘은 이 사진전을 보고 느낀점들을 담아보려 한다.



잠시 옛날 얘기를 해보자면 필자는 어렸을적 반지하주택에 살았었다. 오밤중에도 창밖으로 지나다니는 발걸음들이 신경쓰였고 태풍이라도 올라치면 집안에 흘러 들어오는 물을 퍼내느라 고생고생을 했었다. 그때 당시엔 힘든 상황이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습했던 방안 공기조차 그리워진다. 



며칠전엔 예전 그 반지하집을 찾아가 보았다. 필자가 살던 집에서 한정거장밖에 안되는 짧은 거리였지만 다시 발걸음을 옮겨놓기엔 십오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꿈에서도 가끔 나오던 그 집... 

 빼곡한 아파트 사이로 홀로 외로이 아직도 회색빛 담벼락에 둘러 쌓인채 그자리에 있었다. 그자리에 그대로 있어준 것이 감사하면서도 미안한 느낌... 나혼자만 너무 변해버린것은 아닌지... 지금의 내모습을 궁금해 했을 어린 시절의 나에게 난 지금 꿈꿨던 그대로 멋지게 살고 있어라고 말할 수 있는건지... 그 옛 집앞을 지나가는 짧은 순간 동안 기억조차 나지 않았던 많은 추억들이 나를 휘감았다.



옛날일들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리운 추억이 되기도 하고 가슴아픈 기억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이 약이란 말이 있듯이 아무리 어렵고 힘든 기억들도 시간이 지나면 그리운 추억으로 남게 마련이다. 

나한테 오락을 졌다고 토라져서 집에 혼자 가버린 후 그대로 연락이 끊겨버렸던 어렸을 적 친구도... 항상 꼬리를 흔들며 반겨주던 우리집 강아지가 눈을 감은채 나를 맞이했던 그 슬픈 밤도...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리운 추억으로 내 마음속에 남아있다. 힘든 기억과 추억은 시간이 덜지나고 더지나고의 차이가 아닐까...


자료들을 보면서 문득 이를 바라보는 어르신들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하실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 시절 땀방울 흘리며 꿈꾸셨던 미래가 지금의 모습일까... 예전에 거닐었던 길을 이렇게나마 보며 어떤 생각이 드실까... 유독 한 사진만 오랫동안 뚫어져라 쳐다보시던 한 어르신의 고독한 눈빛에서 그 답을 어렴풋이나마 알수 있을것 같았다.


몇십년 전 과거의 자료들을 볼 수있는 기회는 박물관 등을 가지 않고서는 얻기가 쉽지않다. 자칫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이벤트였지만 나에게 스스로 다가와준 사진속 옛모습들과 그안의 사람들에게 글로나마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앞으로 또 어떤 일들이 이렇듯 내 기억을 지나 추억이 될지 기대를 해보며 글을 마친다.